일상로그

📓 퇴사, 그리고 백수의 루틴 – 낯선 일상 앞에서

dubaishutterman 2025. 5. 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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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을 마치고 회사에 복귀하자마자, 저는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퇴사지만, 지금까지의 퇴사들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앞선 두 번의 퇴사는 늘 ‘다음 직장이 정해진 상태’에서 이뤄졌습니다.
퇴사는 곧 더 나은 환경으로의 이동이었고, 설렘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이번 퇴사는 다릅니다.

🧳 '이직'이 아닌 '이주'를 위한 퇴사

가까운 시일 내에 두바이로 이주할 예정입니다.
그 전에 pre-transfer trip으로 약 2주 정도 현지에 머물며 집을 구하고,
생활환경을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인데요,
이 모든 일정을 고려하면 지금이 퇴사 적기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이번에는 다음 일자리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확정된 커리어의 다음 단계 없이 회사를 나간다는 것,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 퇴사의 감정, 복잡했습니다

이번 퇴사에는 홀가분함보다 막연한 불안감이 앞섰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은 백수’라는 현실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습니다.

물론, 두바이로 건너간 뒤 현지에서 취업을 시도할 계획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게 언제,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혹시 계획한 모든 것이 어긋나면 어쩌나,
그럴 경우 제 자신을 어떻게 다잡아야 할지 고민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퇴사 날 이후 며칠은 이유 없는 무력감과 우울감이 조금씩 찾아왔습니다.

⏰ 루틴을 만드는 이유

무너지지 않기 위해, 퇴사 이후에는 오히려 더 철저한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회사 다닐 때와 같은 시간인 아침 6시에 기상하고,
운동을 다녀온 뒤 강아지 산책, 그리고 영어 공부와 취업 준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시간표를 강박처럼 따라가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노력이
지금 제게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이 아니라,
그저 이 시기를 후회 없이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때 참 잘 버텼다, 잘 준비했다"고 나중에 돌아봤을 때 말할 수 있도록요.

📝 앞으로

두바이에서의 새로운 삶, 새로운 도전이 아직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시간도 결국 그 시작을 위한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퇴사 직후의 어정쩡한 공백기.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다음의 삶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지금 저처럼 변화의 문턱에 서 계신 분이 있다면,
이 기록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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