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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의 저녁을 빛낸 두 장소 – 그리피스 천문대 & 어반 라이트

dubaishutterman 2025. 5. 1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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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바다와 말리부의 햇살을 지나,
미국 본토 여행의 마지막 며칠은 도시의 풍경과 감성으로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코스는 LA의 대표적인 전망 스팟인 그리피스 천문대와,
야경 명소이자 예술 작품으로 사랑받는 어반 라이트(Urban Light).

두 곳 모두 “LA스러움”을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었던 장소였고,
한 도시가 품고 있는 다양한 얼굴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 LA의 하늘을 올려다보다 – Griffith Observatory

주차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일부러 해질 무렵 전인 4~5시쯤 천문대에 도착했습니다.
예상보다 넉넉한 주차 공간 덕에 한결 여유롭게 시작할 수 있었고,
주차장에서 50센트짜리 셔틀버스를 타고 정상까지 10여 분을 올라갔습니다.
(※ 현금만 가능하니 꼭 동전 준비 필수입니다.)

셔틀이 천문대 언덕을 오를수록 시야가 점점 넓어졌고,
도착하자마자 탁 트인 LA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멀리 Hollywood 사인도 선명했고,
햇살에 반사되어 황금빛으로 물든 도시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그림 같았습니다.

천문대 안에는 다양한 천문학 전시물이 마련되어 있어
단순히 뷰포인트 이상의 매력을 가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거대한 망원경, 태양계 모형, 별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영상까지—
"아이와 함께 와도, 어른이 혼자 와도 의미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쉽게도 야경은 보지 못했지만,
해가 지기 직전의 붉은 빛과 긴 그림자는 그 자체로 충분했습니다.

💡 빛으로 만든 기억 – Urban Light at LACMA

다음 행선지는 LACMA(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앞에 위치한
현대 설치미술의 상징, Urban Light.

이 작품은 예술가 **크리스 버든(Chris Burden)**이 2008년에 완성한 것으로,
LA 전역에서 수집된 빈티지 가로등 202개
대칭적으로 배열해 놓은 야외 조형물입니다.

하얀색 철제 가로등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낮에는 군더더기 없는 도시적인 아름다움이 있었고,
해가 지고 불이 켜지는 순간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낭만적인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영화 **〈No Strings Attached (친구와 연인사이)〉**의 명장면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이곳은 북적이는 와중에도 조용한 공기가 감돌았습니다.
빛과 철제, 반복되는 기둥 사이로 걷다 보면
어느새 내가 영화 속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어요.

📝 정리하며

그리피스 천문대와 어반 라이트는
하루에 함께 다녀오기 딱 좋은 조합이었습니다.

  • 하나는 도시를 내려다보는 곳,
  • 하나는 도시 안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곳.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지만,
모두 LA라는 도시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는 공간이었습니다.
햇살과 불빛, 전망과 설치미술.
모든 것이 어우러진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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